(구)작업물/기타

카레의 향기, 그리고 브라우닝.

Karierka 2013. 6. 10. 10:46

카레라 함은 향신료를 원료로 한 카레분 또는 이에 식품이나 식품첨가물 등을 가하여 만든 것을 말한다. 세계에서 널리 보급된 대표적인 혼합향신료이며, 카레라는 말은 국물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발한 작용으로 인한 상쾌감을 얻기 위해 매운맛의 향신료를 흔히 쓴다. 배합제조시에 일정한 기준은 없으며, 제조자가 재량껏 적당히 배합하는데, 원료는 빛깔을 주로 내는 울금사프란진피 등과 매운맛을 내는 후추고추생강겨자, 그리고 향미를 내는 마늘회향정향육계계피너트메그코리앤더(coriander: 미나리과의 고수) 등이다. 식품공전에서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정의하고 있....

(http://terms.naver.com/entry.nhn?cid=620&docId=297115&mobile&categoryId=620)

 

 

마르세우스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복잡한 설명이 주르륵 나열된 설명에 질린 듯 신경질적으로 책을 덮었다. 두꺼운 책에서나 들을 수 있는 책 덮는 소리가 마르세우스의 귓전에 들려왔다.

 

저녁 식사 때 먹었던 수프가 맛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불사황제가 산다는 왕성에서는 각지에서 최고로 치는 식재료가 들어온다. 최고의 재료와 최고의 조미료, 그리고 최고의 조리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맛을 낸 최상의 음식이었다. 오늘 저녁 식사도 여느 때처럼 진수성찬이었고, 모두의 감탄을 자아내는 최고의 맛을 자랑했다. 같이 식사를 했던 귀족이며 장군들 또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구동성으로 음식의 훌륭함을 황제의 은덕으로 돌렸다.

가증스러운 것들. ’

그 맛있는 음식을 모두와 함께 먹고 있었건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 한 구석에서 울컥 짜증이 일었다. 웃고 있는 저들의 속내는 제각각일 터였다. 일부는 머리를 조아리고 아첨하며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에 들까 궁리하고, 더러는 웃는 척 하지만 그 송곳니를 감추고 있을 것이다.

숟가락을 뜨고 포크와 나이프를 움직인다. 그러다 마르세우스는 어느 순간에, 며칠 전에 먹었던 서민의 음식이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카레라고 했던가, 그것은 분명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인 물에 한눈에 봐도 샛노랗고 향이 강한 노란색 가루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음식이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 먹고 있던 음식은 거친 손길이 묻어났던 서민의 음식과는 전혀 달랐다. 좋게 말하면 최고급 식재료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면서 최고급의 풍미를 더했다는 것, 나쁘게 말하면 누구나 한입 먹으면 그대로 매료된다는 감칠맛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맛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먹고 있는 음식에 조리장이 이상한 장난을 친 것 같아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식사를 마친 마르세우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오기 전, 그는 왕성에 있는 작은 서재에 들렀다. 책 한권을 가지고 오기 위함이었다. 옆에 있던 시종들이 분부만 내리면 자신들이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마르세우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서재로 들어가 백과사전 한 권을 꺼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