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엄청 독하던데요. ”

 따락.

 무어라 반격할 틈도 없이 냉장고를 여는 소리, 그리고 무언가를 따는 소리가 이어졌다. 그 사이, 내게 다가온 박사는 음료 한 병을 내게 내밀었다. 인공적인 과일 향과 아주 약간의 약 냄새가 뒤섞인 숙취해소제였다.

감사합니다. ”

뭐야, 우리 말 편하게 하기로 했잖아. ”

? ”

기억 안나? ”

박사의 말에 나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차에서 내려 박사와 조금 거리를 두어 걷기를 몇 발자국, 문을 열고 안에 있던 대령님과 리스 언니에게 애 데려왔다며 환영을 받던 박사는 그대로 날 집안으로 들였다. 가겠다고는 했지만, 어색함과 망설임이 남아있던 탓에 걸음은 조금 느렸었다. 그런데, 어쩔 줄 몰라 하는 나와는 달리 일행들의 분위기는 정 반대였다. 그 사이에 내기라도 벌어졌었는지 한껏 취기가 달아오른 대령님 부녀는 서로가 이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틈을 비집고 끼어든 박사는 손님 두고 뭐하냐고 나무랐고, 자리에 앉혀진 나는 어색하게 술을 받았고, 한 잔 두 잔 거절 못하고 받아 마신 나무 향 가득한 독한 술에 리스 언니를 부르고, 리스에게 언니면 나한테도 언니라며 박사가 끼어들고, 어쩌다보니 마지막엔 미안함에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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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arier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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