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내리는 비는 내 눈물을 감추어줘요-
음악 소리였다.
허스키한 여자 보컬의 은은한 노랫소리가 주변 공기에 흘러 내 귓가에 스며들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깊숙한 곳으로 떨어졌던 의식은 느릿한 음악소리에 맞춰 서서히 고개를 들어올린다.
일단 가벼운 이불이 내 등에서부터 덮여있었다. 내가 고개를 들자 무거운 눈꺼풀도 조금씩 움직인다. 뻐근한 허리, 꺾여서 비명을 지르는 목, 그리고 베고 자느라 심하게 눌린 왼팔에 잠시 마비가 왔다. 동시에 관자놀이를 때리는 심한 두통까지 겹쳐 나는 잠에서 깼다. 고개를 들어 울리는 머리 탓에 나는 잠시 손을 짚었다. 깊은 숨을 내쉬자 어제 마셨던 진한 위스키에 포함된 술 냄새가 도로 내 코를 자극했다.
“ 좀 괜찮아? ”
저편에서 끙끙거리며 일어난 기척에 들려오는 박사의 목소리가 들려 나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박사님.. 지금 몇 시죠? ”
“ 아침 7시. ”
낯설다면 낯설고 아니라면 아닐 박사의 목소리는 여태껏 내 의사에 반해 묵직하게 저항하던 눈꺼풀을 번쩍 들어올렸다.
“ 7시요? ”
“ 빈속에 마셔서 그런가. 어제 술 못 마신다고 안했던 거 같은데. ”